최근에 유서 깊은 주식투자 보드게임 '어콰이어'신판을 개봉했습니다.
사실 해외직구로 구매한 지는 이미 몇 달이지만 아직 아이들에게 이르지 않을까 싶어 아직 미뤄둔 게임들 중 하나입니다.
기우였을까요? 초등학교4학년인 딸과 만 5세인 막내도 흥분할 정도로 난이도는 생각보다 높지 않았나 봅니다. 오히려 흥미를 자아내는 귀여운 구성물과 자기가 설립한 회사가 커져가는 희열을 즐기며 벌써 많은 플레이를 했을 정도로 인기 게임이 되었네요.
아직 정교한 전략을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어렴풋하게나마 경제논리를 배워가는 모습을 함께하는 엄마도 흐뭇해하는 게임이라니 더 늦게 꺼냈으면 아쉬웠을 뻔했습니다.
'어콰이어'의 역사
1962년 'Sid Sackson'이 만든 '어콰이어'는 회사를 설립하고 주식을 거래하며 게임 내 가장 큰 이벤트인 인수합병 등을 통해 결국 누가 가장 많은 자산을 쌓았는가를 겨루는 게임입니다. 다양한 판본과 확장판이 있지만 호텔에서 회사로 바뀐 정도 외에는 50년 동안 룰에 큰 변화가 없을 정도로 이미 완성도가 높은 명작 게임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처음 접한 판본이 아발론 힐의 1999년판이었는데 가장 훌륭한 디자인과 재질의 구성물로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는 버전이기도 합니다. 아발론 힐 버전은 단종 소식 이후에는 20~30만 원을 호가하며 그야말로 중고게임시장에서 구하기 힘든 레어템에 등극한 판본이 되었습니다.
그 뒤에 나온 판본들의 디자인들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는 언급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2023년 Renegade Game Studio와 Hasbro가 파트너십을 맺고 내놓은 이 판본을 보자마자 이만하면 살만하다 싶었는데 가격 또한 20년 전 보다 저렴했으니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옛날 게임의 간결하고 시원시원한 특유의 감성은 여전하니까요.
게임의 룰
'어콰이어'는 타일 놓기와 핸드관리 그리고 주식이라는 3 요소가 잘 버무려진 게임입니다.
타일운이 판세를 좌우하기도 하지만 적절한 핸드관리와 상대주식수를 카운팅 하는 수싸움으로 대주주를 의 위치를 점하는 묘미가 큽니다.
간단하게 룰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우선 보이지 않게 뒤집어 둔 타일을 하나씩 뽑아서 게임보드 위에 올려놓고 A1에 가장 가까운 타일을 놓은 플레이어가 선이 됩니다.
2. 각자 6개씩의 타일을 가져가면서 게임이 시작되며 자신의 차례에서 타일을 보드판 위에 내려놓고 타일을 하나 가져와 타일의 개수가 6개가 유지되도록 합니다.
3. 타일을 놓을 때 2개 이상의 타일이 연결되면 회사를 하나 설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 설립자는 그 회사의 주식을 하나 보너스로 받게 됩니다.
4. 자신의 차례에 보드판 위에 설립되어 있는 회사의 주식을 3장까지 구입할 수 있으며 모든 행동이 끝나면 다음 차례의 플레이어가 타일을 내려놓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5. 회사 2개가 타일로 연결되었을 때 합병이 이루어지며 대주주와 그다음 많은 주식을 가진 주주가 보너스를 받습니다. 주식을 독점했다면 두 명분의 보너스를 모두 받습니다. 주식수가 똑같은 공동 1위가 나왔다면 대주주와 그다음 많은 주식을 가진 주주의 보너스를 합산하여 나누고 두 번째로 많은 주식을 가진 주주에게는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습니다.
합병된 회사의 주식과 합병한 회사의 주식은 2:1로 교환하거나 팔 수 있습니다. 이때 거래는 차례순으로 이루어집니다. 회사가 다시 설립될 때 최대주주를 노리기 위해 그대로 들고 갈 수도 있는데 적절한 시점에서 팔지 않으면 게임종료 때 휴지조각이 되기도 합니다.
6. 타일이 11개 이상인 회사는 '안정된 회사'로 합병될 수 없습니다. 만약 안정된 회사를 연결해 주는 타일을 들고 있을 때는 버리고 새로운 타일을 가지고 오거나 타일이 소진되었으면 부족한 대로 진행합니다.
7. 자신의 차례에 게임판 위의 모든 회사가 11개 이상의 타일을 가진 '안정된 회사'거나 41개 이상의 타일을 가진 거대회사가 나오면 게임종료를 선언합니다. 만약 자신의 차례에서 좀 더 거래를 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게임종료를 선언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기도 합니다.
8. 게임이 끝나면 은행은 모든 기업을 소멸시키고 해당되는 대주주와 2위 주주의 보너스를 각각 지급합니다. 그리고 모든 주식을 인포메이션 카드상의 현재가격으로 환산하여 플레이어에게 지급합니다. 게임판 위에 존재하지 않는 기업의 주식은 팔 수 없으므로 은행에 그대로 반납합니다. 이렇게 해서 정산된 현금을 가장 많이 보유한 플레이어가 승자가 됩니다.
접근성과 게임성이 우수하고 구성물도 알찬 고전명작 '어콰이어'는 누구에게나 추천하기 좋은 게임이 아닐까 합니다.